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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준비, 아기세탁기 꼭 필요하지 않은 이유 3가지

맘춘기 2024. 12. 29.

얼마 전 제 지인이 출산준비를 하며 이것저것 물어보던 중이었습니다.

 

아기 세탁기가 꼭 필요해?

 

저는 아기 세탁기를 구입 후 2년째 사용 중인데요. 매일 한번 이상 아이 옷만 따로 빨래를 할 정도로 현재 너무나 잘 사용 중인 제품입니다만, 제 지인의 물음에 제 대답은 "굳이 안 사도 돼"였습니다.

 

제가 생각한 아기세탁기. 꼭 필요하지 않은 이유 3가지를 기록해 봅니다.

 

내가 아기 세탁기를 구입한 이유 2가지

  • 아기 옷과 어른옷은 따로 빨아야 한다.
  • 아기 옷은 삶아야 한다.

제가 아기세탁기를 사기 전 가장 크게 생각했던 부분입니다.

전 아기옷은 무조건 어른옷과 따로 빨아야 하고, 삶음 세탁을 해야 하는 건 줄 알았습니다.

해서 소량 빨래가 가능하고, 세탁기 자체에서 삶음 세탁이 가능한 아기 세탁기를 구입하게 됐습니다.

 

아이 옷과 어른 옷, 결국 빨래를 같이 하게 된다.

제가 생각했을 때, 어른옷과 아이옷을 따로 빨아야 하는 이유는 다른 세제를 쓰는 부분이 컸는데요.

옷에 남은 세제 잔여물이 아이의 피부를 민감하게 만들고, 섬유유연제의 자극적인 향이 아이의 후각에 좋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해서 아기옷에는 섬유유연제도 사용하면 안 되고, 세제도 아이용 순한 세제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저랑 남편은 냄새에 엄청 민감해서 간혹 옷에서 물냄새가 조금만 나도 못 견디는 편입니다. 해서 빨래를 돌린 후 구연산을 넣고 헹굼을 따로 추가할 정도로 냄새에 엄청 신경 쓰는 편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아기 옷에는 섬유유연제를 쓰지 않더라도, 저희 옷까지 섬유유연제를 쓰지 않을 자신이 없었습니다. 

아기세탁기-설치된모습-2년째-사용중

그래서 저는 무조건 아기세탁기를 사야 한다고 결론을 냈었습니다. 아이 빨래를 할 때마다 세탁조 청소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구매 후 어느 정도 사용하다 보니 결국 어른 옷도 아이용 세제로 같이 세탁을 하게 되더라고요. 엄마 옷과 아이 옷을 다른 세제를 써서 따로 빨래를 했는데, 아이가 엄마 옷을 입에 물고 있는 걸 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또 아이가 잠투정을 하거나, 수유 후 트림을 시키거나, 아이가 칭얼거리는 모든 순간에 안고 있는 엄마의 옷에 온 얼굴을 비비적 거리잖아요. 해서 생각해 보니 아이 옷뿐만 아니라 함께 생활하는 부모의 옷도 무조건 아이용 세제로 같이 빨아야 하는 거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섬유 유연제도 저는 제 아이가 100일이 지난 후에는 바로 아기 섬유 유연제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찾아보니 아기용 섬유유연제도 천연성분으로 만들어진 게 잘 나오더라고요. 저와 비슷한 성향이신 분들은 처음부터 아이와 부모의 빨래 세제를 아이용 세제로 같이 사용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생각보다 잘 사용하지 않게 되는 삶기 기능

아이를 낳기 전에는 아기 옷은 무조건 삶음 세탁을 해야 하는 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아이를 낳고 보니 삶기 기능은 점점 잘 사용하지 않게 됐습니다.

 

흔히 아이들의 연약한 피부를 위해서 부드러운 소재로 제작된 '밤부' 손수건이나, 밤부면 의류들은 삶기 금지입니다. 고온으로 빨래를 하게 되면 소재가 손상되고 풀어져서 금방 못쓰게 되고, 모양에 변형이 생깁니다.

 

또, 아이들의 옷은 건조기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건조를 하는데요. 아이 옷을 건조기를 사용하게 되면 옷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축소나 변형 등을 방지하기 위해 고온에 빨면 안 되는 옷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하나하나 따로 분류해서 삶기가 생각보다 힘듭니다. 

 

그래서 결국 다 같이 표준세탁 모드(+불림추가, 헹굼 추가)로 돌리게 되더라고요.

 

후에 궁금해서 찾아보니, 아기 옷을 삶아야 한다는 말은 옛날 말이라고 하더라고요. 옛날에는 세제의 기능이 좋지 않아 아기 옷의 때가 잘 지워지지 않았고 때를 지우기 위해 빨래를 삶았는데 요즘은 세제의 기능이 좋기 때문에 굳이 삶음 세탁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아기 옷에 묻은 여러 얼룩 때문에 삶아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얼룩이 생긴 후 되도록 빠른 시간 내에 얼룩제거제를 활용해서 애벌빨래를 하는 방법이 삶음 금지 의류에도 적용가능해서, 삶기보다는 얼룩 제거제를 잘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소량 세탁의 효용기간이 생각보다 짧다.

그럼에도 저는 아기세탁기를 아직까지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소량세탁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인데요. 아기세탁기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소량세탁이 가능하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저는 조금씩 자주 빨래를 하며 잘 사용 중이지만, 소량 빨래가 가능하다는 효용은 사실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아이가 6개월부터 이유식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이유식을 하고 나서부턴 하루에 나오는 아이옷 빨래가 생각보다 많아져서 하루에 2~3번씩 아기세탁기로 빨래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더라고요. 특히 자기 주도식을 하면 더 공감하리라 생각 듭니다. 이유식 중기 이후에는 거의 이유식을 먹일 때마다 옷을 갈아입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ㅋㅋ

 

그럼 아이 내복만 하루에 3~4벌에 턱받이 여러 개, 손수건, 천기저귀까지 나오면 빨래 양이 많아 아기 세탁기에 한 번에 안 돌아갈 때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거기다 아이 이불에 쉬가 새기라도 하면 이불 빨래까지 나오기 때문에 정말 굳이 아기 세탁기로 분리해서 빠는 게 의미가 없게 느껴집니다.

아기세탁기-설치됨-뚜껑열려있는모습

 

정말 단지 신생아기에 소량세탁이 가능하다는 장점만 취하기 위해서 아기 세탁기를 구매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 생각이 됩니다. 사실 생각보다 공간도 차지하고, 에너지 효율도 3등급이라 전기도 많이 먹거든요. 

 

총평, 아기세탁기의 대안

만약 제가 지금 이 모든 경험을 인지한 채로 출산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아기 세탁기는 굳이 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신 제가 다시 아이를 신생아기부터 키우게 된다고 고민했을때의 결론입니다.

 

  • 아기 빨래와 어른 빨래의 세제를 통일한다. (아이용 세제, 섬유유연제로)
  • 큰 용량의 세탁기 하나로 세탁시 아기 빨래와 어른 빨래를 구분해 따로 돌린다. 
  • 신생아 시기에 아기 빨래만 따로 돌리기 위해서는 며칠 빨래가 모여야 하기 때문에 손수건, 내복을 넉넉하게 준비한다.
  • 아이 옷 얼룩제거제를 잘 활용해서 애벌빨래를 한다.

곧 두돌이 되는 아들을 키우며 깨달은 아기세탁기 내돈내산의 솔직한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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